뇌전증, 계절과 날씨가 바뀔 때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

칼럼

안녕하세요, 휴한의원 남양주 구리점 구경호 원장입니다.

가평에 사는 60대 농부 최○○ 씨는 요즘 같은 환절기가 되면 마음이 더 불안해진다고 합니다. 낮밤의 온도 차가 커지고 날씨가 변덕스러워지는 시기마다 발작 빈도가 늘어나는 것 같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밭일을 할 때도 혹시나 하는 걱정에 혼자 나가기가 꺼려지고, 가족들도 날씨 예보를 챙겨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고 합니다.

뇌전증(경련·발작이 반복되는 뇌신경 질환)을 겪는 분이나 그 가족이라면, 이렇게 계절이 바뀔 때마다 괜히 더 긴장되는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오늘은 왜 계절과 날씨가 뇌전증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런 시기를 좀 더 안전하게 보내는 방법을 친절하게 짚어드리려고 합니다.

왜 계절과 날씨가 뇌에 영향을 줄까요?

우리 뇌는 생각보다 환경 변화에 민감합니다. 온도, 습도, 빛의 양, 기압 같은 외부 조건이 바뀌면 몸 안의 자율신경(심장·혈압·체온 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신경)도 함께 긴장하거나 느슨해집니다.

뇌전증이 있는 분들은 이 신경계의 균형이 원래도 조금 더 예민한 상태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날씨가 급격히 바뀌거나 계절이 넘어가는 시기에는 뇌가 평소보다 쉽게 '과도하게 흥분'하는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마치 팽팽하게 당겨둔 고무줄이 작은 충격에도 더 쉽게 흔들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여름철 - 더위와 탈수를 조심하세요

한여름 무더위는 체온 조절에 부담을 줍니다. 땀을 많이 흘려 몸속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지면 신경 세포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발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가평처럼 야외 농사일이 많은 지역에서는 뜨거운 햇볕 아래 오래 일하거나 수분 섭취를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더운 여름 그늘에서 물을 마시며 쉬는 사람

환절기 - 수면 리듬이 흔들리는 시기

봄가을처럼 밤낮 길이와 기온이 빠르게 바뀌는 시기에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수면 부족은 뇌전증에서 가장 잘 알려진 발작 유발 요인 중 하나예요.

잠을 설치는 밤이 며칠 이어지면 뇌가 쉴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해 신경이 과흥분 상태로 넘어가기 쉬워집니다. 계절이 바뀔 때 유독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깬다면,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발작 관리 차원에서도 신경 써야 할 신호일 수 있습니다.

기압과 궂은 날씨 - 자율신경이 먼저 반응해요

장마철이나 태풍 전후처럼 기압이 크게 오르내리는 날씨에 몸이 유독 무겁거나 긴장된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는 자율신경이 기압 변화를 감지하고 반응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런 날씨 변화가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평소 긴장도가 높은 분이라면 궂은 날씨가 이어질 때 몸과 마음의 긴장을 조금 더 살펴보시는 게 좋습니다.

생활에서 챙길 수 있는 것들

  • 수면 시간 지키기: 계절이 바뀌어도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 보세요.
  • 수분 섭취: 여름에는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충분히, 자주 나누어 보충해 주세요.
  • 체온 변화 완만하게: 실내외 온도 차가 크면 외출 전 겉옷으로 체온을 서서히 맞춰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복용 중인 약은 꾸준히: 날씨나 몸 상태와 관계없이 처방된 항경련제는 임의로 줄이거나 끊지 마세요.

이런 경우엔 꼭 진료를 받으세요

계절이 바뀔 때 발작 횟수나 양상이 평소와 달라졌다면 혼자 지켜보지 마시고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아이의 경우 열이 날 때 경련이 함께 나타난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해서,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해요.

정확한 발작 원인과 약물 조절은 반드시 전문적인 진료와 상담을 통해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마무리하며

계절과 날씨에 따라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뇌전증을 겪는 분이라면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다만 그 변화를 조금 더 완만하게 다스릴 수 있도록 생활을 다듬어 가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에요.

휴한의원에서는 자율신경(HRV) 검사를 통해 몸의 긴장 균형을 살펴보고, 과흥분된 신경을 다스리는 청뇌 한약이나 긴장을 가라앉히는 안뇌 한약을 체질과 상태에 맞춰 함께 고려합니다. 복용 중인 항경련제가 있다면 양방 치료와 병행하면서 재발까지 함께 살피는 방향으로 돕고 있으니,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상담받아 보셔도 좋겠습니다.


구경호 원장

글쓴이 · 구경호 원장 | 휴한의원 남양주 구리점 | ☎ 031-559-7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