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일상에서 지키면 좋은 생활 습관

칼럼

안녕하세요, 휴한의원 남양주 구리점 구경호 원장입니다.

뇌전증(예전에 '간질'이라 부르던 그 병입니다)을 안고 살아가는 하루가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저는 진료실에서 늘 느낍니다. "언제 또 발작이 올까" 하는 불안에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밖에 나가는 것도, 잠드는 것도 어딘가 긴장이 풀리지 않으셨을 거예요. 본인은 물론이고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의 마음도 하루하루 조마조마합니다.

그 답답함, 겪어보신 분은 아실 거예요. 그래서 오늘은 약물 치료와 함께 일상에서 스스로 지켜주면 좋은 생활 습관을 하나하나 편하게 짚어드리려 합니다. 큰 것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습관이 발작을 줄이는 데 생각보다 큰 힘이 됩니다.

이른 아침 침실에서 규칙적인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

뇌전증, 왜 생활 습관이 중요할까요

우리 뇌는 수많은 신경세포가 아주 미세한 전기 신호를 주고받으며 움직입니다. 뇌전증은 이 전기 신호가 어떤 순간 한꺼번에 과하게 터져 나오면서 발작으로 나타나는 상태예요.

비유하자면 평소엔 얌전히 흐르던 전기가, 특정 조건에서 누전되듯 확 튀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튀는 순간'을 앞당기는 방아쇠가 있어요. 잠 부족, 과로, 큰 스트레스, 술 같은 것들이죠. 그래서 생활 습관을 다듬는다는 건, 이 방아쇠를 하나씩 치워주는 일과 같습니다.

첫째, 잠을 충분히 규칙적으로

뇌전증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것이 바로 수면입니다. 잠이 부족하면 뇌가 예민해져 발작 문턱이 낮아지거든요. 밤샘이나 불규칙한 수면은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리듬을 만드는 게 좋아요. 자기 전 스마트폰 불빛, 늦은 카페인은 잠을 얕게 만들 수 있으니 줄여주시고요. 낮에 무리해서 밤에 곯아떨어지는 패턴보다, 매일 비슷하게 자는 편이 뇌에는 훨씬 안정적입니다.

규칙적인 시간에 편안히 잠든 모습

둘째, 스트레스와 마음을 다독이기

긴장과 스트레스가 쌓이면 뇌가 계속 '켜져 있는' 상태, 즉 과각성이 됩니다. 눌러둔 용수철처럼 팽팽해진 상태라고 보시면 돼요. 이럴 때 발작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 중 긴장을 푸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 주세요. 천천히 깊게 쉬는 복식호흡, 가벼운 산책, 좋아하는 음악처럼 소박한 것으로 충분합니다. 무리한 운동보다는 몸에 부담이 적은 걷기·스트레칭이 좋고, 물놀이나 높은 곳 활동은 혼자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셋째, 술·과한 자극은 피하고 약은 거르지 않기

술은 뇌를 자극하고 수면을 망가뜨려 발작 위험을 뚜렷이 높입니다. 되도록 피하시는 게 좋아요. 밝게 번쩍이는 화면이나 조명에 예민한 분이라면 그런 자극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 복용 중인 항경련제를 스스로 끊거나 거르지 마세요.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약을 줄이는 순간 발작이 다시 찾아오기 쉽습니다. 약 조절은 반드시 담당 선생님과 상의해서 하셔야 합니다.

집에서 지키면 좋은 안전 수칙

  • 식사와 물을 거르지 말고 규칙적으로. 저혈당·탈수도 방아쇠가 될 수 있어요.
  • 발작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있었는지 간단히 기록해 두면 방아쇠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 욕조에 물을 받아 혼자 목욕하기, 문을 잠그고 씻기는 피하고, 뜨거운 것·날카로운 것 곁에서 오래 혼자 있지 않기.
  • 가족에게 발작 시 대처법(옆으로 눕히기, 억지로 붙잡거나 입에 무언가 넣지 않기, 시간 재기)을 미리 알려두기.
작은 수첩에 컨디션을 기록하는 손

이런 생활 관리는 치료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가 더 잘 자리 잡도록 곁에서 받쳐주는 습관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마무리하며

뇌전증은 하루아침에 좋아지는 병은 아니지만, 잠·마음·자극을 잘 다스리는 작은 습관들이 쌓이면 하루가 분명 한결 편안해집니다. 너무 혼자 애쓰지 마시고, 증상이 잦거나 힘들 때는 참지 말고 진료받으시길 권합니다.

저희 휴한의원은 뇌와 자율신경의 긴장·균형을 객관적으로 살피는 자율신경(HRV) 검사로 지금 몸 상태를 먼저 확인합니다. 그리고 과하게 항진된 뇌 활동을 맑게 돕는 청뇌 한약, 불안과 긴장을 가라앉히도록 돕는 안뇌 한약을 한 분 한 분의 체질에 맞춰 세심하게 살펴 처방합니다.

특히 복용 중인 양약이 있어도 상의해 함께 진행할 수 있고, 장기 복용에도 부담이 적은 방향을 지향하며,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재발 여부를 함께 살핍니다. 혼자 고민만 깊어지신다면, 부담 없이 상담부터 받아보셔도 좋습니다.

이 글은 생활 관리에 도움을 드리기 위한 정보이며,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약 조절과 정확한 진단은 진료·상담이 필요합니다.

구경호 원장

글쓴이 · 구경호 원장 | 휴한의원 남양주 구리점 | ☎ 031-559-7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