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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청각과민증
볼펜 소리까지 크게 들려 공부를 못 하겠어요
고3인데 몇 달 전부터 독서실에서 옆자리 볼펜 소리, 종이 넘기는 소리가 귀를 긁는 것처럼 크게 들립니다. 귀마개를 껴도 신경이 쓰여 공부가 안 되고, 그 소리가 날까 봐 앉기 전부터 불안합니다. 청력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왜 이런 걸까요?
원장 답변
책상 앞에 앉는 것만으로 진이 빠지셨을 것 같습니다. 남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소리가 유독 크게 파고들면, 공부가 안 되는 것보다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일 자체가 고역이 됩니다.
청력검사는 정상인데 소리가 아프게 들리는 상태를 청각과민증이라고 부릅니다. 귀가 고장 난 것이 아니라, 들어온 소리 가운데 무엇에 반응할지 걸러 주는 뇌의 조절 기능이 예민해진 쪽에 가깝습니다. 원래 우리 뇌는 필요 없는 소리를 알아서 배경으로 밀어냅니다. 그런데 긴장이 오래 이어지면 뇌가 '작은 신호도 놓치면 안 된다'는 쪽으로 기울어, 볼펜 소리나 종이 넘기는 소리까지 전부 앞으로 끌어올립니다.
수험생에게 유독 잘 나타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래 앉아 있는 긴장, 부족한 잠, 카페인, 그리고 아주 조용한 독서실이라는 환경이 겹칩니다. 조용할수록 작은 소리는 더 도드라집니다. 여기에 예기불안(또 그 소리가 날까 봐 미리 겁내는 상태)이 더해지면 소리가 나기도 전에 몸이 먼저 굳습니다. 이 고리가 반복되면 예민함은 점점 자리를 잡습니다.
일상에서는 이렇게 해보십시오. 완전한 무음보다 아주 작은 백색소음을 깔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귀마개는 정말 필요할 때 짧게만 쓰고, 온종일 소리를 차단하는 습관은 오히려 예민도를 키울 수 있습니다. 잠은 우선순위로 확보하고 에너지음료와 커피는 줄여 보십시오. 한 시간에 한 번은 눈을 감고 숨을 길게 내쉬며 긴장을 내려놓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부모님께도 한 말씀 드립니다. 이건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닙니다. 참으라고 다그치기보다 편이 되어 주시는 쪽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저희는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몸과 뇌가 얼마나 긴장해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뇌기능 검사와 표준 심리척도도 함께 봅니다. 그 결과에 따라 과하게 올라간 뇌 활동을 가라앉히고 긴장을 풀어 주는 방향의 한약, 침과 약침, 뇌파를 살펴 안정을 돕는 뉴로피드백, 두개천골요법 가운데 필요한 것을 조합합니다. 공부를 이어가야 하는 시기인 만큼 일정과 컨디션을 함께 고려하고, 가라앉은 뒤에도 다시 올라오지 않는지 살핍니다. 다만 방법과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희는 이런 불편을 오래 안고 지내온 분들을 한 분 한 분 상태에 맞춰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혼자 참으며 버티지 않으셔도 됩니다. 편하실 때 오셔서 상태를 들려주시면 함께 방향을 잡아 보겠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