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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아스퍼거장애
갱년기 되니 사람 만나는 게 더 힘들어졌어요
올해 쉰이 넘었는데 요즘 들어 사람들 말뜻을 잘 못 알아듣고 모임에서 실수하는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눈치가 없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폐경 무렵부터는 소리나 불빛에도 예민해지고 잠도 잘 안 옵니다. 혹시 아스퍼거 같은 건지, 나이 들어서 이런 게 더 심해질 수도 있나요?
원장 답변
오랜 시간 혼자 애쓰시다가 요즘 들어 유독 더 힘들어지신 것 같습니다. 원래도 버거웠던 자리들이 갑자기 감당이 안 될 때, 내가 이상해진 건가 싶어 더 지치셨을 겁니다.
아스퍼거 성향(자폐스펙트럼 가운데 언어 발달은 큰 무리가 없지만, 상대의 표정·말투·분위기를 읽는 일이 유독 어려운 결)은 어른이 되어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타고난 뇌의 특성이고, 부모의 양육 방식이나 성격 탓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정도는 평생 똑같지 않습니다. 여성분들은 어릴 때부터 남의 표정을 흉내 내고 대화의 규칙을 외워가며 티 나지 않게 버텨오신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유지하는 데는 생각보다 큰 에너지가 듭니다.
갱년기 전후에는 호르몬이 크게 흔들리면서 잠이 얕아지고, 열이 오르내리고, 몸이 늘 긴장 상태에 놓입니다. 여유가 줄어드니 그동안 써오던 에너지가 바닥나고, 감춰져 있던 어려움이 한꺼번에 드러납니다. 소리와 불빛에 예민해지는 것도 같은 흐름입니다. 없던 병이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버티던 힘이 떨어진 것에 가깝습니다.
일상에서는 약속을 하루에 몰아 잡지 마시고, 사람을 만난 날 뒤에는 꼭 혼자 쉬는 시간을 비워두십시오. 소음이 심한 곳은 피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각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못 알아들었을 때 되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성인기에 이런 성향을 확인하는 것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먼저이고, 필요하면 인지·행동 면의 도움을 함께 받는 것이 중심입니다. 저희는 그와 별개로, 지금 몸이 어떤 상태인지부터 봅니다. 자율신경 검사(HRV)로 긴장과 균형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심리 척도로 불안·우울 정도를 함께 살핍니다. 그 결과에 따라 불안과 긴장을 가라앉히는 안뇌 한약, 지친 몸을 보강하는 건뇌 한약, 침과 약침, 뇌파를 살펴 안정을 돕는 뉴로피드백 가운데 필요한 것을 골라 조합합니다. 성향 자체를 바꾸는 자리가 아니라, 잠과 예민함과 기력을 도와 버틸 힘을 되찾도록 곁에서 돕는 자리입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어도 상의해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방법과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오래 혼자 감당해오신 분들을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한 분 한 분 상태가 다르니, 편하실 때 오셔서 지금 상태를 함께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