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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회사에서 겪은 사고 장면이 자꾸 떠오릅니다
일 년쯤 전 회사에서 큰 사고를 눈앞에서 봤습니다. 그 뒤로 비슷한 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쿵쾅거리고 그날 장면이 갑자기 떠올라요. 밤에 자주 깨고 출근길만 되면 속이 울렁거립니다. 생활에서 뭘 조절해야 할지 알고 싶습니다.
원장 답변
그날 이후로 소리 하나에도 몸이 먼저 놀라는 하루하루를 일 년 가까이 버텨오셨군요. 마음이 약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몸이 아직 그 순간을 '지나간 일'이 아니라 '지금 벌어지는 일'로 기억하고 있어서 생기는 반응입니다.
큰 사고를 직접 겪거나 눈앞에서 보면 뇌는 그 장면을 강한 위험 신호로 저장합니다. 보통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랍에 정리되어 들어가는데, 충격이 큰 기억은 정리되지 못한 채 방 한가운데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소리나 냄새, 비슷한 장소를 만나면 내가 꺼내려 하지 않았는데도 그 장면이 통째로 튀어나옵니다. 이걸 재경험이라고 부릅니다.
동시에 자율신경(심장 박동·호흡·소화를 내 의지와 상관없이 조절하는 신경)이 계속 비상 모드에 머뭅니다. 심장이 뛰고, 잠이 얕아 자주 깨고, 속이 울렁거리는 것은 이 비상 스위치가 꺼지지 않아 생기는 몸의 반응입니다. 출근길에 미리 겁이 나는 것도 예기불안(또 그럴까 봐 미리 긴장하는 상태)이라 해서 흔히 같이 옵니다.
생활에서 조절하실 것을 정리해 드립니다. 첫째,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되도록 고정하세요. 잠이 흔들리면 낮의 긴장이 더 커집니다. 둘째, 커피와 술을 줄이세요. 특히 술은 잠들게는 해도 새벽에 깨우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셋째, 사고 관련 영상이나 기사를 반복해서 찾아보지 마세요. 확인하려는 마음이지만 뇌에는 그 장면을 다시 보여주는 일이 됩니다. 넷째, 숨은 들이쉬는 것보다 내쉬는 것을 길게 하세요. 4초 들이쉬고 6~8초 내쉬기를 하루 몇 차례만 해도 비상 모드가 조금씩 내려갑니다. 다섯째, 장면이 떠오를 때는 발바닥이 바닥에 닿은 느낌에 집중하거나 주변 물건 이름을 하나씩 세어 보세요.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섯째, 낮에 20~30분 정도 가볍게 걸으세요. 몸에 쌓인 긴장이 풀리는 통로가 됩니다. 무서운 상황을 전부 피하면 두려움은 오히려 자라지만, 무리해서 정면으로 마주할 필요는 없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씩 천천히 넓혀 가시면 됩니다.
저희는 먼저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몸의 긴장과 균형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 불안과 긴장을 가라앉히는 한약, 맺힌 정서와 순환을 풀어 주는 한약, 침과 약침, 뇌파를 살펴 안정을 돕는 뉴로피드백 훈련, 두개천골요법 가운데 필요한 것을 골라 조합합니다. 방법과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어도 상의해서 함께 진행할 수 있고,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다시 올라오지 않는지 살피며 봅니다. 오래 혼자 견뎌오신 분들을 꾸준히 살펴왔고, 한 분 한 분 상태에 맞춰 봅니다.
혼자 참으실 일이 아닙니다. 편하실 때 오셔서 지금 상태를 함께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견디기 힘든 생각이 들 때는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로 언제든 연락하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