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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야경증
밤중에 비명 지르며 깨는 남편 아니고 저예요
오십 넘고 나서부터인데요, 자다가 갑자기 비명 지르면서 벌떡 일어난대요. 가슴이 쿵쾅거리고 땀도 흠뻑 젖는데 정작 저는 뭘 꿨는지 기억이 안 나요. 아침엔 멍하고요. 폐경 무렵부터 이런 게 시작될 수도 있나요?
원장 답변
밤마다 그렇게 깨시면 정작 주무신 시간은 있어도 쉰 것 같지가 않으시죠. 게다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본인은 기억조차 안 나니 더 답답하셨을 겁니다. 먼저 말씀드리면, 갱년기 전후에 이런 일이 생기는 건 드문 일이 아닙니다.
말씀하신 증상은 흔히 야경증이라고 부르는 상태와 닮아 있습니다. 꿈을 꾸다 깨는 악몽과는 다릅니다. 악몽은 깨고 나면 내용이 기억나지만, 야경증은 잠의 가장 깊은 구간에서 몸만 먼저 놀라 깨어나는 것이라 기억이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옆에서 본 사람은 비명과 식은땀을 또렷이 기억하는데,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는 일이 생깁니다.
왜 이 시기에 늘어날까요. 갱년기 무렵에는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몸의 온도 조절과 자율신경(심장 박동·땀·긴장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조절하는 신경)의 균형이 함께 흔들립니다. 밤에 열이 확 오르거나 식은땀이 나면서 깊은 잠이 자꾸 끊기고, 잠이 얕아진 자리에 낮 동안 쌓인 긴장이 그대로 올라오는 겁니다. 여기에 자녀 문제나 노부모 돌봄처럼 마음 쓸 일이 겹치는 시기이기도 하니, 몸과 마음이 동시에 예민해져 있는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상에서는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됩니다. 잠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되도록 일정하게 지켜주세요. 깊은 잠이 부족할수록 야경증은 잦아지기 때문에, 잠의 리듬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침실은 서늘하게 두시고, 저녁에는 술과 카페인을 줄이시는 편이 좋습니다. 술은 잠드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아도 깊은 잠을 오히려 깨뜨립니다. 그리고 이런 밤이 반복되면 '오늘도 또 그러면 어쩌나' 하는 예기불안(또 올까 봐 미리 겁내는 마음)이 생기는데, 이 긴장 자체가 잠을 더 얕게 만듭니다. 남편분께도 놀라서 깨우기보다 옆에서 조용히 지켜봐 달라고 부탁해두시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먼저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몸의 긴장과 균형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같은 야경증이라도 열감과 함께 위로 뜨는 기운이 문제인 분, 오래 지쳐 기력이 바닥난 분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불안과 긴장을 가라앉히는 방향의 한약, 침이나 약침, 뇌파를 살피며 안정을 돕는 훈련 가운데 필요한 것을 골라 조합합니다. 다만 방법과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달라지고, 복용 중인 약이 있으셔도 상의해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갱년기 전후로 잠 문제를 오래 안고 지내신 분들을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혼자 참고 넘기지 마시고 한번 편하게 들러 이야기 나눠보시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