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상담
질문청각과민증
작은 소리에도 소름이 돋고 화가 나요
오십을 넘기면서부터 남편 밥 먹는 소리,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하고 짜증이 확 올라옵니다. 이비인후과에선 귀는 괜찮다는데 요즘은 사람 만나기도 겁이 나요. 갱년기랑 관련이 있을까요?
원장 답변
작은 소리에 온몸이 곤두서는 건 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괴로움입니다. 게다가 검사에서 귀는 멀쩡하다는 말을 들으면, 내가 예민한 사람이 된 것 같아 더 외로우셨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몸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소리는 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귀가 받아들인 소리를 뇌가 '위험한가, 괜찮은가'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몸을 긴장시킬지 말지를 정합니다. 청각과민증(작은 소리도 크고 거슬리게 느껴지는 상태)은 대개 귀가 아니라 이 판단 회로가 예민해져 생깁니다. 소리 크기는 그대로인데, 경보기의 감도가 올라간 셈이지요.
갱년기 전후에 이런 변화가 잘 나타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 줄어드는 여성호르몬은 몸의 온도, 잠, 기분뿐 아니라 자율신경(내 뜻과 상관없이 심장·호흡·긴장을 조절하는 신경)에도 관여합니다. 자율신경이 흔들리면 몸은 늘 조금씩 긴장한 상태로 지내게 되고, 그러면 작은 자극도 크게 받아들입니다. 여기에 잠이 얕아지고 피로가 쌓이면 감도는 더 올라갑니다. 소리 때문에 놀란 경험이 반복되면 예기불안(또 그 소리가 날까 봐 미리 겁내는 상태)이 생겨, 소리가 나기도 전에 몸이 굳기도 합니다.
일상에서는 이렇게 해보시면 좋습니다. 첫째, 귀마개로 소리를 완전히 차단하는 습관은 오히려 감도를 더 올릴 수 있으니, 시끄러운 곳에서만 잠깐 쓰시는 게 낫습니다. 둘째, 조용한 방보다 선풍기 소리나 잔잔한 음악처럼 부드러운 소리가 깔린 환경이 편할 때가 많습니다. 셋째, 카페인과 늦은 시간의 술은 자율신경을 더 예민하게 만들 수 있어 줄여보시길 권합니다. 넷째, 소리에 놀랐을 때 숨을 내쉬는 시간을 길게 두고 천천히 호흡하면 몸의 경보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희는 먼저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몸의 긴장과 균형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합니다. 그 결과와 수면·기분·안면홍조 같은 갱년기 변화를 함께 보고, 한약·침·약침·뇌파훈련(뉴로피드백)·두개천골요법 가운데 필요한 것을 골라 조합합니다. 긴장이 앞선 분께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향으로, 지치고 기운이 빠진 분께는 보강하는 방향으로 처방이 달라집니다. 다만 방법과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다르고, 복용 중인 약이 있으셔도 상의해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오래 참아오신 분들을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한 분 한 분 상태에 맞춰 보고 있으니, 편하실 때 오셔서 이야기 들려주시면 함께 방향을 찾아보겠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