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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20년 전 사고 기억이 갱년기 되면서 다시 떠올라 잠을 못 잡니다
오십 초반입니다. 이십 년쯤 전에 교통사고를 크게 겪었는데 그동안은 아무렇지 않았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생리가 불규칙해지면서 그때 장면이 자꾸 떠오르고, 밤에 식은땀을 흘리며 깹니다. 길에서 차 소리만 나도 심장이 쿵쾅거리고요. 갱년기라 그런 걸까요, 아니면 다른 문제일까요?
원장 답변
오래전 일이라 다 지나간 줄 알았는데 갑자기 되살아나면, 스스로도 '내가 왜 이러지' 싶어 더 당황스러우셨을 겁니다. 그동안 잘 지내오신 것이 착각이 아니었고, 지금 힘드신 것도 마음이 약해서가 아닙니다.
큰일을 겪으면 그 기억은 보통의 추억처럼 차곡차곡 정리되어 저장되지 못하고, 소리·냄새·장면 같은 조각인 채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은 그 조각을 '지금 벌어지는 일'로 착각해서 심장을 뛰게 하고 식은땀을 냅니다. 이런 상태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라고 부릅니다. 평소에는 뇌가 이 조각들을 눌러두고 있는데, 그 누르는 힘이 약해지면 다시 올라옵니다.
갱년기 무렵이 바로 그런 시기입니다.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자율신경(내 의지와 상관없이 심장·체온·잠을 조절하는 신경)이 흔들리고, 몸이 쉽게 긴장 쪽으로 기웁니다. 잠도 얕아지는데, 얕은 잠은 기억을 정리할 시간을 줄입니다. 그래서 수십 년 잠잠하던 기억이 이 시기에 다시 고개를 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갱년기 탓만도, 그때 사고 탓만도 아니고 두 가지가 겹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상에서는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됩니다. 기억이 떠오를 때 억지로 밀어내려 애쓰기보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느낌이나 손에 쥔 컵의 온도처럼 지금 이 자리의 감각으로 주의를 옮겨보세요. 몸에게 '지금은 안전하다'고 알려주는 방법입니다. 숨은 들이쉬는 것보다 내쉬는 것을 조금 더 길게 하시고, 카페인과 늦은 시간의 술은 줄이시는 게 좋습니다. 술은 잠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도 새벽에 깨는 원인이 됩니다.
저희는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몸이 얼마나 긴장해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그 결과와 수면·놀람 반응을 함께 보고, 불안과 긴장을 가라앉히는 안뇌 한약이나 맺힌 정서를 풀어주는 통뇌 한약, 침·약침, 뇌파를 살펴 뇌 활동의 안정을 돕는 뉴로피드백 가운데 필요한 것을 조합합니다. 갱년기의 열감이나 불면 같은 함께 오는 불편도 같이 봅니다. 다만 방법과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드시는 약이 있으시면 상의해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오래 묵혀둔 일을 홀로 안고 지내오신 분들을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혼자 견디지 마시고 편하게 상담 오세요. 혹시 견디기 힘든 생각이 드는 날에는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로 연락하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