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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화병
고3 딸이 가슴이 답답하다는데 화병일까요?
고3 딸아이가 얼마 전부터 가슴이 답답하다며 자꾸 한숨을 쉽니다. 목에 뭐가 걸린 것 같다고 하고 얼굴이 화끈거린다고도 해요. 병원에선 이상이 없다는데 짜증이 늘고 밤에 잠도 잘 못 잡니다. 이런 것도 화병일까요?
원장 답변
옆에서 지켜보는 어머니 마음이 많이 쓰이셨겠습니다. 시험을 앞둔 아이가 가슴을 누르며 한숨 쉬는 모습을 보는 일은 보는 사람에게도 참 힘든 일입니다.
화병은 어른들 것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수험생과 청소년에게도 적지 않게 나타납니다. 쉽게 말하면 풀지 못하고 쌓아둔 감정이 몸으로 튀어나오는 상태입니다. 아이들은 아직 감정을 말로 정리하는 힘이 자라는 중이라, 억울함과 부담감을 마음속에 눌러두게 됩니다. 그런데 눌러둔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자율신경(내 뜻과 상관없이 심장·호흡·소화를 조절하는 신경)을 계속 긴장 상태로 밀어붙입니다. 그래서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이 달아오르고, 목에 뭔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고, 사소한 말에도 짜증이 확 올라옵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안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어딘가 망가진 게 아니라 조절하는 스위치가 과열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건 아이가 유별나서도, 부모님이 무얼 잘못해서도 아닙니다. 감당할 양이 잠시 아이 그릇보다 많아졌을 뿐입니다. 그러니 조금만 참으라는 말은 잠시 접어두시고, 아이가 하소연을 시작하면 조언 없이 끝까지 들어주시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잠은 여섯 시간 이상 지켜주시고 늦은 시간 커피나 에너지음료는 줄이는 게 좋습니다. 답답함이 올라올 때 숨을 4초 들이쉬고 6초에 걸쳐 길게 내쉬기를 몇 분만 해도 가슴이 조금 내려앉습니다.
저희는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긴장이 어느 정도인지 먼저 확인합니다. 보이지 않던 상태를 숫자로 보면 아이도 부모님도 마음을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맺힌 정서와 순환을 풀어주는 한약, 긴장을 가라앉히는 한약, 침, 뇌파를 살펴 안정을 돕는 뉴로피드백 가운데 필요한 것을 조합합니다. 수험생은 공부 리듬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해서 몸에 부담이 적은 방향으로 맞춰갑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어도 상의해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방법과 기간은 아이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오래 마음에 담아두고 지내온 분들을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한 분 한 분 상태에 맞춰 봅니다. 혹시 아이가 극단적인 생각을 내비친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로 연락해 주세요. 편하게 상담 오셔도 좋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