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상담
질문분노조절장애
욱하는 약을 줄이고 싶은데 무엇부터 봐야 할까요
작년 봄부터 사소한 일에도 갑자기 욱해서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게 됐습니다. 병원 약을 먹고 폭발은 줄었는데 낮에 멍하고 기운이 없어요. 언제까지 먹어야 하나 싶은데, 줄이려면 뭘 먼저 고려해야 할까요?
원장 답변
폭발이 줄어든 건 다행인데 그 대신 하루가 흐릿해진 것 같다면, 그 답답함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약을 줄이고 싶다는 마음은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원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는 아주 자연스러운 바람입니다.
먼저 왜 욱하게 되는지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화가 터지는 순간은 성격이 나빠서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몸에는 위험을 느끼면 즉시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근육을 굳히는 경보 회로가 있는데, 오래 긴장하고 지쳐 있으면 이 경보가 울리는 문턱이 낮아집니다.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말 한마디에도 경보가 먼저 울려버리는 겁니다. 게다가 그 경보를 눌러주는 브레이크는 잠이 부족하거나 몸이 소진돼 있을 때 가장 먼저 힘을 잃습니다. 그래서 분노 조절은 마음가짐보다 몸과 뇌의 상태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약을 줄일 때 지켜야 할 원칙은 분명합니다. 스스로 끊거나 건너뛰지 않는 것입니다. 갑자기 줄이면 반동(눌려 있던 증상이 전보다 더 세게 올라오는 것)이 와서, 결국 이전보다 더 오래 약을 쓰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줄이는 시기도 중요합니다. 이직·이사·시험처럼 큰 변화가 걸린 시기는 피하고, 최근 한 달 폭발 횟수와 수면이 안정된 구간을 골라 주치의와 상의해 천천히 조절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낮에 멍한 증상 역시 그대로 참지 마시고 그대로 전해주세요. 용량이나 복용 시간 조정만으로 달라지기도 합니다.
일상에서는 세 가지가 도움이 됩니다. 첫째,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고정하는 것. 수면이 흔들리면 브레이크가 가장 먼저 약해집니다. 둘째, 술과 늦은 카페인 줄이기. 둘 다 브레이크를 직접 무디게 만듭니다. 셋째, 터지기 직전의 신호(가슴이 뛰고 턱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를 알아채고 그 자리에서 90초만 벗어나기. 짧은 시간이지만 경보가 가라앉기 시작하는 데는 충분합니다.
저희는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몸이 얼마나 긴장해 있고 회복력은 어느 정도인지 먼저 확인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 과하게 올라온 열기를 내려주는 청뇌 한약, 맺힌 감정을 풀어주는 통뇌 한약, 침과 약침, 뇌파를 살피며 안정을 돕는 뉴로피드백 가운데 필요한 것을 조합합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어도 주치의와 상의해 함께 진행할 수 있고, 가라앉은 뒤에도 다시 올라오는지 살피며 봅니다. 다만 방법과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오래 참아오신 분들을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한 분 한 분 상태에 맞춰 보니, 편하게 오셔서 지금 상태부터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화를 넘어 나 자신이나 누군가를 해치고 싶은 생각이 스칠 때는 혼자 견디지 마시고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로 연락해 주세요.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