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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산후우울증

복직 후에 눈물이 자꾸 나는데 제가 이상한 걸까요

출산하고 넉 달 만에 회사에 복귀했습니다. 낮에는 멀쩡히 일하다가 퇴근길 버스에서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집에 오면 아이한테 짜증부터 냅니다. 잠도 두세 시간 자면 깨고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는 건지, 제가 뭘 조절해야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원장 답변
퇴근길 버스에서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는 말씀에 마음이 쓰입니다. 낮 동안 아무렇지 않은 척 버티다가 혼자가 되는 순간 무너지는 건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오래 참아왔다는 뜻입니다. 출산 뒤 기분이 가라앉고 눈물이 잦은 상태가 2주 넘게 이어지면 산후우울증(출산 뒤에 찾아오는 기분 저하)을 함께 살펴봅니다. 임신 동안 높게 유지되던 호르몬이 출산과 함께 급격히 떨어지면서, 기분을 조절하는 뇌의 회로도 같이 흔들립니다. 여기에 수면 부족이 겹칩니다. 잠은 낮에 쌓인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인데 두세 시간마다 깨는 생활이 이어지면 정리할 틈이 사라집니다. 복직을 하면 부담이 하나 더 올라갑니다. 회사에서는 일하는 사람, 집에서는 엄마 — 하루에 몇 번씩 스위치를 눌러야 하니 몸이 늘 긴장 상태에 머뭅니다. 그래서 짜증이 가장 가까운 대상인 아이에게 먼저 나가는 겁니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생활에서 먼저 조절해보실 것은 이렇습니다. 첫째, 잠을 '길게'보다 '한 번이라도 끊기지 않게' 확보해보세요. 주말 중 하루라도 새벽 수유를 배우자나 가족에게 넘기고 네다섯 시간을 이어서 자보시면 차이가 느껴집니다. 둘째, 퇴근과 육아 사이에 10분만 비워두세요. 현관 앞에서 잠깐 앉아 있기, 물 한 잔 마시기면 충분합니다. 스위치를 급하게 누르지 않는 것만으로 짜증이 줄어듭니다. 셋째, 카페인은 오후 2시 전까지만 드세요. 각성이 남으면 얕은 잠이 더 얕아집니다. 넷째, 혼자 삼키지 마세요. '나 요즘 힘들다'는 한 문장을 배우자에게 말하는 일이 생각보다 큰 몫을 합니다. 저희는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몸이 긴장 쪽으로 얼마나 기울어 있는지, 회복할 힘은 남아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심리 평가척도로 기분과 수면 상태도 함께 봅니다. 그 결과에 따라 맺힌 정서와 순환을 풀어주는 한약, 불안과 긴장을 가라앉히는 한약, 지친 몸을 보강하는 한약 가운데 지금 필요한 방향을 잡고 침·약침을 함께 씁니다. 수유 중이시라면 그 점을 고려해 처방합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어도 상의해 병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방법과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산후에 마음이 무너진 채로 오래 지내신 분들을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한 분 한 분 상태에 맞춰 봅니다. 견디기 어려운 생각이 들 때는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로 언제든 연락하실 수 있습니다.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편히 오셔서 말씀 나눠보시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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