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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산후우울증
마흔여덟에 늦둥이 낳고 눈물만 납니다
작년에 늦둥이를 낳았는데 백일이 지나도 기분이 도무지 올라오질 않습니다. 마흔여덟이라 산후조리도 힘들었고, 요즘은 밤에 땀이 나서 깨고 아이 울음소리에 가슴이 쿵 내려앉습니다. 산후우울증인지 갱년기가 온 건지 모르겠어요. 이런 경우도 치료가 되나요?
원장 답변
백일이 지나도록 기분이 올라오지 않는 시간을 혼자 견디셨을 것 같아 마음이 쓰입니다. 게다가 산후우울증인지 갱년기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라면,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도 막막하셨을 겁니다.
말씀하신 상황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두 가지가 같은 시기에 겹쳐서 오는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출산 직후에는 임신 기간 내내 높게 유지되던 여성호르몬이 며칠 만에 뚝 떨어집니다. 그런데 마흔 중후반 이후에는 원래부터 호르몬이 서서히 줄어드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출산 후 자연스럽게 회복되어야 할 곡선이, 갱년기라는 내리막과 만나 제자리로 잘 올라오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밤에 땀이 나서 깨는 것, 아이 울음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은 몸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자율신경(심장박동·체온·수면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또 하나, 나이가 있는 상태의 출산은 체력 회복 자체가 더디고 밤중 수유로 잠이 토막 납니다. 잠이 부족하면 기분은 반드시 가라앉습니다.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상에서는 완벽한 육아를 잠시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아이가 잘 때 집안일 대신 같이 누우시고, 낮에 십 분이라도 햇빛을 보며 걸으시면 수면 리듬이 조금씩 잡힙니다. 카페인은 오후에는 줄이시고, 하루 한 번은 남편이나 가족에게 아이를 맡기고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하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힘든 마음을 '나만 이런가' 하고 삼키지 마세요. 혹시 극단적인 생각이 스칠 때는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로 언제든 연락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먼저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몸의 긴장과 균형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합니다. 심리 평가척도로 기분의 정도도 함께 봅니다. 그 결과에 따라 맺힌 정서와 순환을 풀어주는 방향, 지친 몸을 보강하는 방향의 한약을 나누어 쓰고, 침이나 약침으로 긴장을 낮추기도 합니다. 잠이 특히 문제라면 뇌파를 살피는 훈련을 더하기도 합니다. 다만 방법과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수유 중이시라면 그 점을 고려해 처방을 정하고, 복용 중인 다른 약이 있어도 상의해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출산과 갱년기가 겹친 시기를 오래 고민해오신 분들을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한 분 한 분 상태에 맞춰 봅니다. 편하실 때 오셔서 이야기 나누시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