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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산후우울증
산후우울증 앓으셨던 어머니, 요즘 부쩍 무기력하세요
일흔 넘은 친정엄마가 요즘 통 기운이 없으세요. 밥맛도 없고 새벽에 자꾸 깬다고 하시고, 어디가 아프다는 말만 늘었어요. 젊을 때 저 낳고 산후우울증으로 오래 고생하셨다는데, 그게 나이 들어 다시 올 수도 있나요? 가족이 뭘 살펴야 할까요?
원장 답변
어머니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마음을 많이 쓰고 계시네요. 예전 산후우울증까지 떠올리며 걱정하신다는 건, 그만큼 어머니의 달라진 모습을 놓치지 않고 계시다는 뜻입니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뒤 몸과 마음이 크게 흔들리는 시기에 찾아오는 우울증입니다. 대개 그 시기를 지나며 가라앉지만, 우울을 깊게 겪어본 분은 삶에 큰 변화가 닥칠 때 비슷한 상태가 다시 올라오기도 합니다. 노년기가 바로 그런 변화가 몰리는 때입니다. 은퇴, 배우자나 친구와의 이별, 몸 여기저기의 통증, 줄어든 역할이 겹치지요. 그래서 젊은 시절 산후우울증으로 힘드셨던 분이 나이 들어 다시 가라앉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노년기의 우울은 "슬프다"는 말로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나타납니다. 어디가 아프다는 말이 부쩍 늘고(검사해도 뚜렷한 원인이 없고), 입맛이 없어 체중이 줄고, 새벽에 일찍 깨서 다시 못 주무시고, 사람 만나기를 피하고, 자꾸 깜빡한다며 기억을 걱정하십니다. 기억력이 떨어진 듯 보여 치매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우울이 가라앉으면서 함께 나아지는 경우도 있어 구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족이 살필 점은 "우울해 보이나"보다 "얼마나 달라졌나"입니다. 잠, 식사, 외출, 말수, 즐겨 하시던 일 — 이 다섯 가지의 변화를 보세요.
집에서는 다그치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기운 내세요"보다 "요즘 어떤 게 제일 힘드세요?" 하고 들어드리는 편이 낫습니다. 아침 햇빛 보며 20~30분 걷기, 일정한 기상 시간, 가벼운 역할 하나(화분 돌보기, 손주와 통화)를 꾸준히 두면 하루에 리듬이 생깁니다. 혼자 계신 시간이 길어지지 않게 짧은 전화라도 자주 드리세요. 만약 "살기 싫다", "다 정리하고 싶다" 같은 말씀이 나오면 가볍게 넘기지 마시고 바로 도움을 청하셔야 합니다.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로 24시간 상담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몸과 신경이 얼마나 지쳐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심리 평가척도로 우울의 정도를 함께 봅니다. 그 결과에 따라 맺힌 정서와 순환을 풀어주는 한약, 지친 몸과 뇌를 보강하는 한약, 침·약침, 뇌파를 안정시키는 훈련 가운데 필요한 것을 조합합니다. 드시는 약이 있어도 상의해 함께 진행할 수 있고, 방법과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르신은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리는 편이라, 저희는 한 분 한 분의 체력과 속도에 맞춰 살펴왔습니다.
오래 참아오신 마음일수록 혼자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머니와 함께 오셔서 편히 이야기 나눠보시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