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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특정공포증
고2 아이가 엘리베이터를 못 타요, 이젠 독서실도 힘들대요
고2 아이 엄마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엘리베이터를 안 타더니 요즘은 학원 건물 5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얼마 전엔 창문 없는 독서실 방에 들어갔다가 숨이 안 쉬어진다며 뛰쳐나왔어요. 수능이 코앞인데 이런 것도 치료가 되나요?
원장 답변
계단으로 5층까지 오르는 아이를 보는 마음이 어떠셨을지 짐작이 갑니다. 독서실에서까지 그런 일이 있었다니, 공부 걱정에 마음 걱정까지 겹치셨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모습은 '특정공포증'이라고 부르는 상태와 닮아 있습니다. 특정한 대상이나 상황, 그러니까 엘리베이터나 좁고 닫힌 공간, 높은 곳, 주사, 어두운 곳 같은 것 앞에서만 공포가 확 올라오는 경우입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그 상황에서만 심장이 뛰고 숨이 가빠지니, 옆에서 보면 '왜 저것만 저러지' 싶어 이해가 잘 안 되기도 합니다.
이건 아이가 유별나서도, 부모님이 잘못 키우셔서도 아닙니다. 우리 몸에는 위험을 감지하면 즉시 경보를 울리는 회로가 있는데, 한 번 크게 놀란 경험이 있거나 몸이 지쳐 있으면 이 경보가 지나치게 예민해집니다. 그러면 실제로는 안전한 상황에도 경보가 먼저 울려버립니다. 여기에 예기불안(그 일이 또 생길까 봐 미리 겁내는 상태)이 붙으면 아예 그 상황을 피하게 됩니다. 피하면 그 순간은 편하지만 두려움은 오히려 더 굳어집니다. 수험생에게 특히 부담이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피할 곳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생활 반경이 좁아지거든요.
집에서는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별것도 아닌 걸로 그런다'는 말은 아이를 더 움츠러들게 합니다. 대신 아주 작은 단계부터 함께 해보세요. 엘리베이터 앞에 잠깐 서 있어 보기, 문이 열린 채로 안에 발만 들여보기처럼요. 무서움이 올라올 때는 4초 들이쉬고 6초 내쉬듯 내쉬는 숨을 길게 하면 몸의 경보가 조금 가라앉습니다. 잠이 부족하고 카페인이 늘면 경보는 더 예민해지니, 시험 기간일수록 수면 시간을 지켜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저희는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몸이 긴장을 얼마나 붙들고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심리 평가척도도 함께 봅니다. 그 결과에 따라 놀란 신경을 가라앉히는 방향의 한약과 침, 뇌파를 살펴 안정을 돕는 뉴로피드백 가운데 필요한 것을 조합합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어도 상의해 함께 진행할 수 있고,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다시 올라오는지 살피며 함께 봅니다. 다만 방법과 기간은 아이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오래 혼자 참아온 아이들을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한 분 한 분 상태에 맞춰 보니, 아이와 함께 오셔서 편히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