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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반항장애
쉰 살 넘어 사춘기처럼 반발과 짜증이 심해졌어요
쉰이 넘으면서 남편이나 아이가 무슨 말만 해도 반사적으로 맞서고 짜증부터 냅니다. 작년쯤 생리가 불규칙해졌는데 그 무렵부터 더 심해진 것 같아요. 밤에 얼굴이 화끈거려 잠도 얕고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왜 이러는 걸까요?
원장 답변
말 한마디에 몸이 먼저 반응해버리고, 그러고 나서 스스로 더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싶은 마음이 가장 힘드셨을 겁니다.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이야기부터 드리겠습니다. 반항장애는 본래 아이와 청소년에게 쓰는 이름이라, 갱년기 무렵 여성분께 그대로 붙이는 진단은 아닙니다. 다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닮아 있습니다. 사소한 말에도 반사적으로 맞서게 되고, 짜증이 먼저 튀어나오고, 나중에 후회가 밀려오는 흐름이지요.
왜 그럴까요. 폐경 전후에는 여성호르몬이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며 크게 흔들립니다. 이 호르몬은 몸만이 아니라 기분을 안정시키는 뇌 신호에도 관여합니다. 그래서 감정의 브레이크, 즉 '한 번 참고 넘기는 힘'이 평소보다 약해집니다. 여기에 밤마다 얼굴이 화끈거려 잠이 얕아지면 다음 날 짜증의 문턱은 더 낮아집니다. 잠이 모자란 상태에서 참을성을 내라는 건 누구에게도 어려운 일입니다. 성격이 나빠진 것이 아니라, 참는 데 쓸 힘이 바닥난 상태에 가깝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모습을 열이 위로 떠서 가슴과 머리에 몰리고, 맺힌 감정이 풀리지 못해 치솟는 상태로 봅니다. 얼굴 화끈거림, 가슴 답답함, 화, 불면이 한 묶음으로 같이 오는 이유입니다.
일상에서는 이런 것부터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잠을 가장 앞순위에 두십시오. 저녁 커피와 술은 열감과 얕은 잠을 함께 키웁니다. 둘째, 욱하고 올라올 때 대답하기 전에 숨을 열 번만 쉬어 보십시오. 그 짧은 틈이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셋째, 낮에 20분쯤 햇빛을 보며 걸으면 밤잠과 기분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넷째, 가족에게 '요즘 몸이 힘든 시기를 지나는 중'이라고 미리 말해두십시오. 혼자 참다 터지는 것이 서로에게 가장 힘듭니다.
저희는 이렇게 봅니다. 먼저 자율신경 검사(HRV)로 지금 몸이 얼마나 긴장해 있고 회복하는 힘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확인합니다. 표준 심리 척도로 화와 불면, 기분 상태도 함께 살핍니다. 그 결과에 따라 맺힌 정서와 순환을 풀어주는 한약, 위로 뜬 열과 긴장을 가라앉히는 한약을 중심에 두고 침·약침, 뇌파를 살펴 안정을 돕는 뉴로피드백 가운데 필요한 것을 골라 조합합니다. 오래 드셔도 부담이 적은 방향을 택하며, 복용 중인 약이 있으시면 상의해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방법과 기간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시기를 혼자 참아오신 분들을 꾸준히 살펴왔습니다. 한 분 한 분 상태에 맞춰 보고 있으니 편하게 오셔서 이야기 들려주십시오. 혹시 마음이 심하게 가라앉고 극단적인 생각이 스칠 때는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로 연락하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상담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정확한 확인은 내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